[도쿄 여행] 60대 은퇴자의 도쿄 5화: 시부야 스크램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 인생 스테이크

도쿄에서의 3일 차 아침이 환하게 맑았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호텔 창문을 여니 맑은 도쿄의 도심 공기가 반겨주더군요. 나이가 드니 여행지에서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으면 하루 종일 뚜벅이 길을 걸어 다닐 체력이 버텨주지 않습니다.

다행히 숙소인 '호텔 리스텔 신주쿠'에서 제공하는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조식 덕분에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따스한 미소시루와 정갈한 반찬으로 기운을 차리고, 오늘은 도쿄의 또 다른 아이콘이자 젊음의 열기가 숨 쉬는 '시부야(Shibuya)'와 근교 항구도시 '요코하마(Yokohama)'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1. 시부야 스크램블 사거리의 낭만과 텐동 한 그릇의 솔직한 아쉬움

시부야 스크램블 사거리를 내려다 보는 모습

지하철에 몸을 실어 시부야역에 내린 뒤, 그 말로만 듣던 세계 최대의 교차로 '스크램블 교차로'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는 순간, 사방팔방에서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와 한데 엉키며 길을 건너는 풍경은 진풍경이었습니다. TV나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하고 압도적인 도심의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이 웅장한 장관을 한눈에 조망하기 위해 교차로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스타벅스로 향했습니다. 운 좋게 통유리창 너머로 거리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창가 쪽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손에 쥐고, 창밖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전 세계 사람들을 가만히 관조해 보았습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거대한 도심의 활력 한복판에서, 육십 대 은퇴자가 되어 홀로 멈춰 서서 한가로이 여유를 부리고 있자니 은근히 가슴 한구석이 벅차오르고 묘한 성취감마저 들더군요. '이게 바로 은퇴 자유여행이 주는 특권이구나'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시부야 이색 골목길들을 한참 산책하다 보니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습니다. 점심으로는 일본 필수 먹거리로 꼽히는 유명 튀김덮밥(텐동) 전문 체인점에 들어갔습니다. 바삭바삭한 갓 튀긴 튀김을 기대하며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음, 맛은 분명 짭조름하니 훌륭했으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따끈한 밥 위에 특제 간장 소스를 얹고 그 위에 튀김을 바로 올리다 보니, 밥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먹는 동안 튀김옷이 금세 눅눅해지더군요.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우리네 입맛에는 뒷맛이 살짝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2. 항구도시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원정: 화려한 먹거리 유람

점심을 마친 뒤, 이번에는 조금 멀리 도쿄 근교의 대표적인 항구도시 '요코하마(Yokohama)'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전철을 타고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부지런히 달려 요코하마역에 도착한 후,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동양 최대 규모라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으로 향했습니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입구 모습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을 사로잡는 붉고 화려한 대형 중국식 정문과 웅장한 골목 풍경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주말도 아닌 평일이었음에도 현지인과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골목마다 특유의 고소하고 매콤한 향신료 냄새가 진동을 하기에, 매의 눈으로 맛집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습니다. 수백 개의 상가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지만, 실상 길거리에서 파는 인기 메뉴들은 왕만두, 육즙 가득한 소롱포, 달콤한 에그타르트, 베이징 덕 롤 등 4~5가지 정도로 압축되더군요.

줄이 길게 서 있는 소문난 집들을 골라 다녀가며 따끈한 만두와 길거리 간식들을 하나씩 사서 맛보았습니다. 입안에서 육즙이 팡 터지는 소롱포를 쪼아먹듯 하나씩 즐기다 보니 어느덧 뱃속이 어정쩡하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 상태로는 요코하마에서 제대로 된 저녁 식사를 하기 힘들겠구나" 싶어, 과감하게 저녁을 미루고 다시 신주쿠 숙소 동네로 돌아가는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3. 오사카 와규를 누른 '인생 스테이크'와 밤 12시 신주쿠 심야 유람

신주쿠 숙소 주변에 다시 도달했을 때는 이미 시계가 밤 9시를 훌쩍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요코하마에서 소박한 간식으로만 때운 탓에 뱃속에서는 몹시 배고프다고 난리가 났더군요.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켜고 숙소 인근의 맛집을 치열하게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성비와 맛 모두 만족한 이키나리 스테이크

그렇게 찾아낸 곳이 바로 일본의 가성비 서민 스테이크 전문점인 '이키나리 스테이크(Ikinari Steak)'였습니다.

주문 후 잠시 뒤, 붉게 달궈진 뜨거운 철판 위에서 두툼한 고기가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등장했습니다. 나이프를 잡고 큼직하게 썰어 한 입 입에 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와!" 하고 나직한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입안 가득 차오르는 풍부한 육즙과 씹을 것도 없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육질이 그야말로 일품이었습니다. 단언컨대 이번 오사카와 도쿄 여행을 통틀어 제 입맛을 가장 완벽하게 사로잡은 '인생 최고의 맛집'이었습니다.

🥩 60대 여행자의 솔직 맛집 비교:
지난 오사카 여행 당시 요도바시 카메라 백화점에서 감질나게 먹었던 비싼 고급 와규 세트보다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 2,300엔(약 2만 원대)에 불과했습니다.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내 입에 가장 잘 맞고 만족스러운 음식이 최고'라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은 감동적인 식사였습니다.

감동적인 저녁 식사를 마치고 든든해진 배를 두드리며, 신주쿠의 대표적인 밤거리인 니초메(2-chome)와 삼초메(3-chome) 골목 구석구석을 천천히 산책했습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 화려하게 살아나는 신주쿠의 네온사인과 젊은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에 취해 걷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져 걸은 결과 어느덧 3시간이 훌쩍 지나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숙소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리는 비록 끊어질 듯 묵직하고 쑤셔왔지만, 시부야의 세련된 낭만과 요코하마의 활기찬 에너지, 그리고 감동적인 인생 스테이크의 맛까지 완벽하게 만끽한 최고의 하루였습니다.


마치며

도쿄에서의 3일 차는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활력과 감동이 넘치는 풍성한 여정이었습니다. 이제 아쉬운 마지막 하루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도쿄 자유여행의 마지막 이야기! 신주쿠 숙소 체크아웃 후 떠나는 마지막 아쉬운 도심 산책과 에티오피아 항공 귀국길, 그리고 이번 도쿄 여행을 총결산하는 솔직 담백한 총평"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요나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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