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60대 은퇴자의 도쿄 4화: 신주쿠 장인 초밥 노포 & 화려한 신주쿠 밤거리 탐방

흐드러진 분홍빛 벚꽃이 만개했던 우에노 공원의 아련한 여운과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아메요코 시장의 활기찬 정취를 뒤로하고,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는 오후 4시쯤 도쿄 최고의 번화가이자 거대한 중심지인 '신주쿠(Shinjuku)'로 향하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 첫 오사카 여행 때만 해도 출구 하나 못 찾아 지하철 미로 속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스마트폰만 붙잡고 쩔쩔맸던 제가 아니었던가요. 하지만 그 간의 산전수전으로 다져진 '여행 짬밥'이 어디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복잡하기로 소문난 도쿄의 거미줄 같은 전철 노선도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돋보기안경 너머로 환승역을 쓱 확인하더니, 수많은 인파 사이를 유유히 뚫고 목적지 방향 승강장으로 제법 능숙하게 걸어가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허허, 예순 넘어 시작한 자유여행인데 이제 나도 반은 도쿄 현지인이 다 됐구나!" 싶어 혼자 속으로 대견함과 뿌듯함의 미소가 절로 지어지더군요.

덜컹거리는 전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도쿄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며, 이제 여행의 중반부를 장식할 화려한 신주쿠에서의 새로운 만남과 어떤 맛깔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가슴이 다시 한번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1. 길 위에서 만난 진짜 장인의 초밥, 그리고 신주쿠 숙소 입성

이번 도쿄 여행의 메인 보금자리는 신주쿠의 중심가인 신주쿠산초메역 근처에 위치한 '호텔 리스텔 신주쿠(Hotel Listel Shinjuku)'였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배낭을 메고 숙소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던 중, 골목 귀퉁이에서 세월의 흔적이 물씬 풍기는 작은 초밥집 하나가 제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한눈에 봐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일본인 노장인이 묵묵히 다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야말로 '나 맛집이오' 하고 온몸으로 말하는 노포였습니다. 마침 출출하던 차라 홀린 듯 문을 열고 들어섰지요.

주문하면 바로 노포 장인이 만드는 초밥세트

자리를 잡고 초밥을 주문하니, 그 무뚝뚝해 보이던 장인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미리 만들어둔 게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밥을 쥐고 생선을 얹어내는데, 자그마치 10여 분 동안 온 정성을 다해 한 땀 한 땀 초밥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눈앞에서 직관하는 재미가 대단했습니다.

마침내 받아 든 초밥을 입에 넣는 순간, 허허... 입안에서 밥알이 부드럽게 풀어지면서 신선한 생선 살과 어우러지는데 맛도 분위기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계획 없이 길 위에서 만난 뜻밖의 대박이었습니다.

🏨 신주쿠 숙소 정보: 호텔 리스텔 신주쿠
· 가격: 1박 약 195,000원 (조식 포함)
· 소감: 우에노 숙소에 비해 훨씬 넓고 쾌적한 룸 컨디션을 자랑하며, 신주쿠 중심가 및 지하철역과 가까워 위치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피로를 풀기에 돈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었습니다.


2. 밤 7시, 화려한 신주쿠 유흥가의 민낯과 현명한 포기

호텔 방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다 보니 어느새 창밖으로 도쿄의 화려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도쿄에서 가장 잠들지 않는 거리라는 신주쿠의 유흥가 한복판으로 나섰습니다.

거리에 발을 디디는 순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엄청난 인파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외국인 관광객들과 불금을 즐기러 나온 현지인들이 한데 뒤섞여 발 디딜 틈이 없더군요. 가라오케, 선술집, 라이브 바 등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가게들이 빽빽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나이 육십 넘었어도 여기까지 왔는데, 일본의 독특한 밤문화라는 것도 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하는 호기로운 마음에, 구글 평점이 제법 높게 적힌 업소 몇 군데를 구글 지도 앱으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화려한 간판 아래 입구에 다다르니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쿵쾅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가게로 들어가는 입구와 통로는 생각보다 훨씬 협소하고 붉으스름한 조명 아래 컴컴했으며, 벽면에는 돋보기안경을 고쳐 써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까막눈의 일본어 안내문만 잔뜩 붙어 있더군요.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쿵쿵거리는 음악 소리와 낯선 웃음소리를 뒤로한 채 문고리를 잡으려다 몇 번이나 손을 멈칫거렸습니다.

혹시나 바가지요금을 쓰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고, 언어도 전혀 통하지 않는 이방인 할아버지가 들어갔다가 난처한 상황을 겪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슬그머니 밀려왔습니다. 호기심으로 가득찼던 마음 한구석에 씁쓸한 아쉬움과 소외감이 밀려왔지만, 결국 긴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과감히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지의 깊숙한 밤 문화를 직접 확인해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컸지만, 이것 또한 혼자 떠난 노년 여행자가 짊어져야 할 소소한 무게이자 현실이겠지요.

💡 60대 은퇴자의 현명한 여행 법칙:
낯선 이국땅에서 언어 소통이 어렵고 정보가 부족할 땐 과감하게 발길을 돌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무리한 모험보다는 거리를 가득 채운 거대한 네온사인과 젊은 에너지를 구경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3. 밤이 깊을수록 빛나는 신주쿠, 소박한 꼬치구이로 마무리

화려한 골목 유람을 마치고,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엔 아쉬워 눈에 띄는 작은 로컬 바(Bar)에 슬쩍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원한 일본 생맥주 한 잔에 숯불 향이 솔솔 나는 닭꼬치(야키토리) 몇 개를 주문해 오늘 하루를 자축했습니다.

시원한 맥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고 고소한 닭꼬치를 씹으며 밖을 내다보니 어느덧 밤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더군요. 재밌는 건 밤 11시인데도 신주쿠의 거리는 지칠 줄을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늦어질수록 네온사인은 더 번쩍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커져만 갔습니다.

장인의 정성이 담긴 감동적인 초밥부터, 화려함 속에 숨겨진 유흥가의 아찔한 긴장감, 그리고 소박한 꼬치구이의 낭만까지... 신주쿠에서의 첫날 밤은 도쿄라는 거대한 도시의 뜨거운 심장 소리를 온몸으로 느낀 잊지 못할 밤이었습니다.

🍺 신주쿠의 밤하늘 아래, 예순 아저씨의 작은 독백

우연히 들어간 작고 아담한 골목 노포에서 평생 잊지 못할 장인의 초밥을 맛보고, 사방이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신주쿠의 밤거리로 걸어 나왔습니다. 낯선 밤문화를 마주하며 느꼈던 묘한 긴장감과 수줍은 주저함마저도 혼자 떠난 이 여행길이 건네는 참 솔직한 감정들이더군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찾아 들어간 자그마한 로컬 바(Bar)에서 숯불 향 솔솔 풍기는 닭꼬치 몇 개를 안주 삼아 시원한 일본 생맥주 한 잔을 들이켰습니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알싸한 쾌감에 "그래, 나 나이 육십 넘어 이 먼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서 참 멋지게 살아있구나!" 하는 만감이 교차하며 가슴 한구석이 찡해졌습니다.

지칠 줄 모르는 신주쿠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사람들의 웃음소리 뒤로, 소박하게 기분을 내며 도쿄에서의 두 번째 밤을 깊게 마무리해 봅니다.

📢 다음 이야기 예고 (5화)

"신주쿠의 아침을 열다! 수많은 인파가 장관을 이루는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내려다보며 즐긴 여유로운 커피 한 잔, 그리고 화려하고 활력 넘치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의 먹거리 탐방 스토리"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제 서툰 글을 읽어주시고 함께 여행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요나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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