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은 언제나 조금 아쉽습니다.
특히 이번 비엔티안 여행은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친구의 초대를 받아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새로운 나라에서 평소와는 다른 생활방식을 경험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실감났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까지 가보고 싶었습니다. 라오스를 대표하는 자연과 관광지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수도지만
이번 여행에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부분은 비엔티안의 도시 모습이었습니다.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수도입니다. 수도라고 하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도시를 떠올리게 되는데, 제가 실제로 돌아본 비엔티안은 한국에서 생각했던 수도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물론 주요 도로와 상업지역에는 현대적인 건물도 있었고, 호텔이나 쇼핑몰처럼 여행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시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시 곳곳을 이동하다 보면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느낌을 받는 곳도 많았습니다.
특히 도로와 보행 환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곳곳에서 인도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정비가 덜 된 구간을 볼 수 있었고, 차량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로에 비해 보행자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해 보였습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엔티안 역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대중교통 시설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듯했고, 중간 중간 버스정류장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여행한 짧은 기간 동안에는 버스를 많이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실제로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는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직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도시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쇼핑몰에서 느낀 신년 휴일의 풍경
점심을 먹은 뒤 친구와 함께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나 사주고 싶었기 때문에 쇼핑몰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쇼핑몰에 도착하고 보니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전날부터 이어진 라오스 신년휴일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아 있었고, 쇼핑몰 내부도 평소보다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에어컨이 잘 작동하고 실내는 쾌적했지만,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쇼핑몰 전체가 조금 썰렁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사줄까 고민하면서 여러 매장을 둘러봤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았습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라오스에서 판매되는 소비재 중에는 중국이나 태국 등 주변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도 상당히 많다고 했습니다.
물론 짧은 여행을 통해 라오스 전체의 유통구조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쇼핑을 해보니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현지에서 구입하는 대신 한국으로 돌아간 후 국제우편으로 보내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라오스 화폐와 환전 이야기
이번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라오스의 환전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현지 화폐를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짧은 여행에서는 환전한 돈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에게 라오스 돈을 많이 남겨도 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친구는 라오스에서는 상황에 따라 미국 달러나 태국 바트, 중국 위안화 등이 선호되는 경우가 있고 환율 변동도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짧은 일정으로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만큼만 환전하고, 마지막 날에는 남은 현지 화폐를 최대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마지막 날 남은 라오스 화폐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습니다. 다시 라오스를 방문할 계획이 확실하다면 보관해도 되지만, 당분간 방문 계획이 없다면 남은 돈을 현지에서 사용하는 편이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외국 동전을 하나둘씩 모아두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어느 나라 돈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짧은 여행일수록 마지막 날 현금을 정리하는 것도 여행의 작은 노하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엔티안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빠뚜싸이
마지막으로 비엔티안에서 꼭 한번 보고 싶었던 곳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빠뚜싸이(Patuxai)입니다.
빠뚜싸이는 비엔티안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로, 라오스의 수도를 소개하는 사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축물입니다.
날씨가 상당히 더웠기 때문에 오래 머물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비엔티안까지 왔는데 사진 한 장 정도는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빠뚜싸이로 향했습니다.
도착해보니 관광객들이 몇 명 보였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오래 머물지 않고 다시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저 역시 비슷했습니다.
사진을 몇 장 남기고 주변을 둘러본 뒤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진들이 의외로 중요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그곳에 오래 머물렀느냐보다 “내가 실제로 비엔티안에 갔었다.”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여행에서는 때때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저녁은 친구 가족과 훠궈요리
여행 마지막 저녁에는 친구가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훠궈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식당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중국인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비엔티안에서 중국인들이 운영하거나 중국인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중국어 간판이나 중국 음식점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첫날부터 느꼈던 도시의 분위기가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훠궈를 먹으면서 친구에게 비엔티안에서의 사업과 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국과 라오스 사이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바라보던 라오스와 현지에서 실제 생활하는 친구가 바라보는 라오스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자는 며칠 동안 도시를 보고 떠나지만, 현지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그 도시는 삶의 터전입니다.
그래서 같은 도시를 보더라도 여행자는 관광지와 음식, 교통을 이야기하고 현지인은 일자리와 사업, 교육, 주거환경을 이야기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차이를 느낀 것이었습니다.
중국화되어 가는 도시라는 느낌에 대하여
여행을 마치면서 한 가지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내가 라오스에 온 것인지, 중국의 작은 도시를 여행하고 있는 것인지 가끔 헷갈린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짧은 기간 동안 비엔티안을 돌아보며 받은 개인적인 인상입니다. 라오스 전체가 중국화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비엔티안에서는 중국어 간판과 중국 음식점, 중국과 관련된 사업체를 비교적 쉽게 볼 수 있었고, 친구 역시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가 자신의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중국과 라오스 사이의 철도 연결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면서 앞으로 비엔티안의 도시 모습도 계속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변화가 라오스 사람들에게 어떤 기회와 과제를 가져올지는 앞으로 더 지켜볼 부분일 것입니다.
오후 6시 30분, 비엔티안 공항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친구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항공편은 오후 8시 20분 출발 예정이었기 때문에 조금 여유 있게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6시 30분 정도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입국할 때는 친구를 만나고 이동하느라 공항 시설을 자세히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출국을 위해 공항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항의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설 역시 한국의 대형 국제공항과 비교하면 상당히 소박했습니다.
면세점도 규모가 크지 않았고, 제가 개인적으로 구입하고 싶은 물건도 많지 않았습니다. 한국 브랜드를 모방한 것처럼 보이는 제품들이 눈에 띄어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제가 짧은 시간 동안 공항을 이용하면서 받은 개인적인 인상일 뿐입니다. 공항의 규모나 면세점 상품만으로 한 나라의 모습을 평가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2박 3일 비엔티안 여행을 마치며
오후 8시 20분. 비행기가 비엔티안을 출발했습니다.
창밖으로 비엔티안의 불빛이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번 여행을 천천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여행이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닙니다.
항공료는 생각보다 비쌌고, 현지 물가도 제가 예상했던 것만큼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교통과 보행환경도 아직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신년휴일과 일정이 겹쳐 많은 상점과 시장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을 방문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거의 10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의 아내, 그리고 처음 만난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의외로 관광지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집 마당에서 직접 딴 망고로 만든 달콤한 주스, 가족들과 둘러앉아 먹었던 저녁식사, 메콩강 주변에서 만난 라오스 새해 축제, 더위를 피해 들어갔던 작은 카페, 그리고 빠뚜싸이 앞에서 찍었던 몇 장의 사진.
이런 소소한 장면들이 오히려 이번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라오스가 조금 더 편리한 나라가 되기를
비행기가 한국으로 향하면서 한 가지 바람도 생겼습니다.
라오스가 앞으로 경제적으로 조금 더 성장하고, 도로와 대중교통, 보행환경 같은 기본적인 도시 인프라도 조금씩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한 나라의 발전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여행을 온 사람이 단 며칠 동안 본 모습만으로 그 나라의 미래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직접 그곳을 여행해본 사람으로서 앞으로 라오스가 가진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함을 잘 지키면서 생활환경도 함께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비엔티안은 앞으로 중국과 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가 계속 확대되면서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지금의 비엔티안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궁금합니다.
다시 라오스에 간다면
이번에는 친구의 초대로 비엔티안에서 2박 3일만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라오스라는 나라를 제대로 여행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다음에는 시간을 조금 더 내어 방비엥과 루앙프라방을 함께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비엔티안에서는 도시의 변화와 현지인의 생활을 보고, 방비엥에서는 자연과 강, 산의 풍경을 경험하고, 루앙프라방에서는 라오스의 역사와 전통적인 모습을 천천히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관광객이 많은 시기만 피해서 현지 시장과 작은 식당, 동네 카페를 찾아다니며 라오스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한 가지 확실하게 알게 된 것도 있습니다.
여행은 반드시 유명한 관광지를 많이 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오랜 친구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유명한 관광지를 여러 곳 돌아다니는 것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이번 라오스 비엔티안 여행이 바로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 친구와 다시 만나고, 처음 만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라오스의 새해를 경험하고, 메콩강을 바라보고, 비엔티안이라는 낯선 도시의 현재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비엔티안에 돌아왔을 때 지금의 모습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그때는 조금 더 천천히 걸어보고 싶습니다. 시장에서 현지 음식을 먹어보고, 버스를 타고 도시를 이동해보고, 작은 카페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고, 이번에 가보지 못했던 방비엥과 루앙프라방까지 이어지는 여행도 해보고 싶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오래 기억될 여행.
이번 라오스 비엔티안 2박 3일 여행은 제게 그런 여행으로 남았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풍경과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요?
여행은 목적지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 기억으로 완성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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